2009년 혼다기술연구소(=Honda) 입사.
현재 신차종 디자인 프로젝트 리더.
로봇이나 비행기까지 나오는 혼다 광고.
“Do you have a HONDA?”를 처음 본 순간
‘이 회사라면 큰 제품을 만들 수 있을거야!’라고 직감했습니다.
일본에 오기 전, 한국의 대학에서 공업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당시에는 가전제품처럼 비교적 작은 제품을 주로 디자인했기 때문에 제가 디자인 한 제품을 시중에서도 볼 수 있는 큰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TV에서 혼다의 ‘Do you have a HONDA?’라는 CF를 본 순간 ‘이 회사라면 큰 제품을 만들 수 있을거야!’라고 직감했습니다. 그 후 바로 대학교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어떻게든 한 발짝이라도 더 혼다에 다가서고 싶었던 것입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도 오로지 ‘혼다에서 일하고 싶다’는 일념만으로 지인에게 혼다에서 일하는 사람을 소개받거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혼다에 푹 빠져 생활했습니다. 취업활동 중에도 더 들어가기 쉬운 회사도 있었지만, 떨어져도 좋으니 내 생각을 다 털어놓고 싶다는 일념만으로 입사시험에 도전해 무사히 채용되었습니다. 제가 혼다 디자이너로 채용된 한국인 1호였다고 하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합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이 회사 밖에 없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현재는 신차종 디자인팀 프로젝트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모델러를 총괄하는 입장이죠. 일반적으로 일본 제조업체의 자동차 생산 개발기간은 평균 5년 정도인데, 한국 자동차업계 측에서 보면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혼다 디자인은 요즘의 자동차 유행 추세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우선 ‘이 차는 인간의 생활 속에서 어떻게 존재할 것이냐’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합니다. 앞유리의 각도나 넓이, 창의 위치 등은 물론, 운전석의 승차감이나 시트 원단까지 고려합니다. 또 컵홀더의 위치나 해치 공간 넓이, 가족 이용시의 편의성 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증합니다. 그래서 개발기간을 충분히 들인 만큼, 아니 그 이상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계속 신형차가 등장해 자동차도 유행을 쫓아가는 풍조가 있지만, 혼다 차를 한 번 타 보세요. 목적이나 사용 용도에 맞는 차종을 타 보시면 얼마나 쾌적한 지 바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는데, 승차감이 좋다고 해서 외관이 낡아 보이거나 촌스러운 건 물론 아닙니다. 인간의 쾌적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업체의 자동차 외관과 근본적인 디자인 개념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의 흐름이나 유행, 새로움을 추구한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꼭 직접 경험해주세요.